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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독후감|'살인자의 기억법'을 읽고|장편소설|알츠하이머|연쇄살인범|줄거리

by 바이올렛 스튜디오 2024.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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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김병수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병수는 70세의 나이에 알츠하이머에 걸린다.

그는 16살에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30년 동안 살인을 이어간다.

그 후 25년 동안 살인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 자신과 같은 연쇄살인범을 마주하게 된다.

그로 부터 은희(김병수가 죽인 여자의 딸)를 지키기 위해 25년 만에 살인을 계획한다.

그 과정에서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김병수의 이야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러나 마지막에 반전이 있는 스토리다.

스토리의 몇 가지 것들은 김병수의 망상이었고,

김병수는 감옥에 들어가 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반전을 마주하기 전까지는 책이 너무 흥미롭게 읽혔다.

그래서 이틀만에 다 읽었다.

결말을 많이 기대한 바로는 원하는 결말이 있었기에 솔직히 많이 아쉽긴 했지만,

이 또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수긍하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책 내용이 반야심경을 기반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므로 공空 가운데에는 물질도 없고 느낌과 생각과 의지작용과 의식도 없으며,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도 없으며,
형체와 소리, 냄새와 맛과 감촉과 의식의 대상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없고 의식의 경계까지도 없으며,
무명도 없고 또한 무명이 다함도 없으며,
늙고 죽음이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없어짐과 괴로움을 없애는 길도 없으며,
지혜도 없고 얻음도 없느니라.

 

김병수는 자신이 한번 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나,

자신이 생각하는 김병수는 없었고,

김병수가 지키고자 했던 은희도 없고,

은희를 노리는 살인자도 없는..

공空의 상태이다.

그러나,

없고 없고 없으니 그것은 평온이며 무아의 경지인가?
잘못된 인식과 고집과 고통의 집합소로서의 자아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여기 남은 것은 무아의 상태가 아니라, 대혼란이다.
무너져내리는 세계 속에서 너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고,
그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바다 위에서 영원히 허우적거려야 하는 고통과 공포가 너의 몫이다.
무너져내리는 세계의 벽은 점점 더 조여들고,
그것은 작아지는 감옥이 되며,
서서히 어둠의 점으로 농축되다가 무한히 조여들며 무로 수렴된다.
그러한 사라짐은 해탈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그것은 무라기보다 차라리 고통과 공포의 무한한 응축이다.

 

어쩌면 알츠하이머가 김병수에게 내려지는 큰 벌이지 않을까 싶다.

살인이 김병수에게는 자랑이자 자부심인데,

결국에는 이 모든 것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김병수에게 더 고통스러운 벌이 내려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김병수에게는 자신의 자부심이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어찌 보면 꽤나 큰 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결말은 아쉬웠지만 결말 전까지의 내용이 너무 흥미로워서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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